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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뷰

등산초보가 가기 좋은산, 보은 구병산 최단코스 산행

by 물마음 2021.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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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초보가 아니라 등산이 처음이에요.

등산화도 없고 아웃도어 옷도 하나도 없고요, 등산가방도 없었어요 ; 그냥 갔습니다. 저는 알고 있었어요. 제가 지인짜 운동이라곤 1도 안하는 사람이라 금방 포기하게 될 것이란걸요. 산행에 함께한 친구에게 신신당부를 했죠. 

 

난 분명 포기할거야. 나 신생아 체력이야.

 

 

 

아침 9시 반 정도에 출발해서 11시쯤 도착했어요. 

제가 오른 등산로로 가시려면 구병산장을 네비로 쳐서 가시면 되시겠습니다.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삼가구병길 214 )

 

 

구병산 해발 876.2m 네요.

그정도의 높이가 어느정도인지도 잘 모를 정도로 저는 산꼭대기에 올라가본 적이 없습니다. 

저희가 걸어야 하는 거리는 2km 정도였어요.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되니까 총 4km 정도 됩니다. 4km 걷는거야 저하테는 껌이지만 등산은 아니였습니다.. 등산은 정말 어려운 것이였어요.

 

 

 

1코스가 최단거리라 하여 저희는 1코스로 출발했죠. 

 

 

 

풍혈 :

여름엔 시원한 바람이, 겨울엔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신비한 대자연의 결정체 

구병산에 풍혈이 있다는데 저희는 발견하지 못했어요 ㅜ

 

 

이런 딱정벌레? 개똥벌레? 청록색을 띄는 귀여운 벌레가 많이 보였어요.

 

 

 

 

최단코스란말은 다른 말로 하면 겁나게 가파르다는 뜻이였어요. 저는 '걷기'엔 자신있는데 등산은 걷기랑은 차원이 다르더구만요 ㅜㅜ 정말 앞벅지가 터질 것 같았어요 ㅜㅜ 사진이 별로 안 가파라 보이지요? 저는 구병산을 다녀온뒤 4일동안 앞벅지에 알이 배겨있었답니다.

 

평소에 앞허벅지 근육을 얼마나 안쓰고 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였죠. 

 

저희는 50걸음  가고 주저앉아 쉬고, 30걸음 올라가다 쉬고, 이렇게 계속 쉬면서 올라갔어요. 올라가는 길에 한 20번은 쉰것 같아요. 주저 앉을 때 마다 "포기해?" "우리 가능할까?" ㅋㅋㅋㅋ이러면서..ㅋㅋ

 

 

첫걸음부터 200m정도 까지가 제일 힘들었어요. 안쓰던 근육들이 놀래서 으악!으악!제발 그만해! 아우성을 치는 느낌이였죠. 숨도 차고 다리도 너무 땡기구 ㅜㅜ 한 300m 정도 올라가면 이제 슬슬 몸이 적응되어서 처음의 고통보다는 덜 하더라구요.

 

 

 

 

 

여기서 카카오맵으로 어디까지 왔나 확인해봤어요. 저희는 구병산장부터 출발했어요. 반이상 올라갔길래 "우리 이제부터 포기하자는 말 하지말자" 다짐했죠.

 

 

저희는 이미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물도 많이 먹고 과자도 까먹고 과일도 먹고ㅋㅋㅋ그래서 물이 몇모금 남지 않았더라고요. 이때부터 물을 아껴먹기 시작했어요.

 

이날 유난히 맑고 날씨가 더웠는데 산속은 정말 시원했어요. 돈내고 운동다니지말고 그냥 등산 최고의 운동이다. 운동으로 땀흘린게 오랜만이라 상쾌하고 기분이 어찌나 좋던지요. 산바람이 땀을 식혀줄 때 기분 최고에요.

 

딱따구리 집도 보입니다. 저 나무가 꽤 인기가 많네요.. 구멍이 3개나 있어요.

 

 

슬슬 정상에 다 도착했습니다.

 

지나가는 등산객 아저씨가 자꾸 미끄러지는 저를 보고 왜 운동화를 신고 왔냐고 뭐라고 하셨어요. 등산화는 기본이라고.. 등산화가 없어요 ㅜㅜ 등산이 처음이라... 다음에는 등산화도 사고 등산복도 입고 백팩도 매고 와야겠다 생각했어요. 런닝화 신고 올라갔는데 진짜 미끄럽더라고요. 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등산할때는 등산화를 꼭 신읍시다. 그리고 등산객들이 들고다는 막대기. 저는 그걸 왜 들고다니나 이해를 못 했었는데. 그거 꼭 필요합니다. 등산폴대 그거요. 아진짜 나무막대기라도 짚고 다녔는데 나무가 썩어서 다 부러지더라고요. 하 등산폴대도 사야지.

 

 

 

저 사다리수준의 계단을 오르면 정상입니다.

 

 

정말 감동적이지 않을 수가 없어요. 너무 아름다웠어요. 햇볕에 가까워져서 그런지 살이 탈 듯이 뜨겁더라고요. 다른 등산객들 밥먹는 모습을 보니 나는 왜 도시락을 안싸왔나 자괴감들더라고요.

 

 

 

 

사람들이 왜 산을 오르는지 알겠더라고요. 오랜만에 성취감을 느꼈어요. 포기할까? 이말을 한 10번정도 하면서 올라갔는데 결국엔 해내서 너무 기뻤어요. 평소에 운동 1도 안하는 사람도 쉬며쉬며 올라가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어요. 등산초보여러분 구병산 한번 도전해보세요. 

 

 

 

정상에 벌거숭이 나무가 있는데, 여기가 바로 포토존입니다.

 

내려와서 걍 길바닥에 누워버렸어요. 아 내려오는데 엄지발가락 겁나 아픔!!! 발이 앞으로 자꾸 쏠려서! 올라갈 때의 힘듦은 없었지만 발가락이 아파서 짜증이 나더라고요., 욕 몇마디 하면서 내려왔어요.

 

 

속리산 전반에 이 노란색 꽃이 엄청 많더라고요. 너무나도 예쁘더라고요. 이꽃이름 아시는분 제보좀 부탁드려요.

 

 

 

 

 

 

지나가며, 삼가저수지. 깊은 저수지 물이 이렇게 투명할 수 있는지 몰랐어요. 너무 멋진 저수지에요.

 

 

 

 

점심은 서원두부밭에서

현기증 날 정도로 배고팠어요.

보은 유명한 계곡 '서원계곡' 앞에 있는 서원두부밭 이라는 식당이에요. 실내가 깔끔하고 음식도 다 맛있었어요. 저희는 얼큰순두부를 먹었답니다. 너무나도 배고팠던 탓도 있겠지만 반찬을 리필해 먹을 정도로 맛있었답니다. 손두부 너무 고소하고 맛있어요 ㅜㅜ 후회없는 식사였다.

 

 

 

밥을 다 먹고, 그냥 등산화 안사고 등산 안갈래. 친구와 저는 그러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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